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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밀 50% 멀티시드 사워도우 만들기|호밀 대신 통밀로 바꿔본 이유

멀티시드 통밀빵 왠일로 도니의 간택을 받았다


사워도우를 만들다 보면 밀가루 하나만 바꿔도 빵의 맛과 식감이 꽤 많이 달라진다는 걸 느끼게 된다.
이번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레시피에서 호밀을 빼고 통밀의 비율을 50%까지 올려서 멀티시드 사워도우를 만들어봤다. 사실 처음부터 “통밀 50% 빵을 만들어야지!” 하고 시작한 건 아니었고, 기존 레시피에는 호밀이 들어갔는데, 나는 개인적으로 호밀 특유의 진하고 묵직한 풍미와 살짝 시큼하게 느껴지는 맛이 조금 아쉬웠다. 
호밀빵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풍미가 오히려 매력적일 텐데, 나는 조금 더 담백하면서도 고소한 사워도우가 먹고 싶었다.

 

그래서 호밀 대신 통밀을 넣어보기로 했다.


## 통밀을 많이 넣으면 뭐가 좋을까?


통밀은 밀의 겉껍질과 배아까지 함께 갈아 만든 밀가루라서 일반적인 흰 밀가루보다 식이섬유와 여러 영양소가 풍부하다.
그래서 통밀을 넣은 빵은 단순히 “건강한 빵”이라는 것뿐만 아니라, 씹을수록 느껴지는 구수하고 고소한 맛이 꽤 매력적이다. 특히 나는 호밀을 통밀로 바꾸면서 이 부분이 마음에 들었다. 호밀을 넣었을 때처럼 강하고 진한 풍미보다는 통밀 특유의 구수함이 느껴지고, 여기에 여러 가지 씨앗까지 더해지니까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더해졌다. 물론 통밀빵이라고 해서 칼로리가 낮아지는 건 아니다. 하지만 평소 사워도우나 식사빵을 자주 만들어 먹는다면 흰 밀가루만 사용하는 것보다 통밀을 적절하게 섞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마치 흰 쌀밥만 먹는 것보다 현미를 섞어 현미밥을 만들어 먹는 것과 같은 이치다. 

## 그런데 통밀 50%는 생각보다 쉽지 않다

통밀을 10~20% 정도 넣었을 때와 50%를 넣었을 때는 반죽의 느낌이 확실히 다르다. 가장 크게 느껴지는 건 역시 수분이다. 통밀은 밀기울과 배아가 들어 있기 때문에 흰 밀가루보다 물을 많이 흡수한다. 그래서 처음 반죽했을 때는 “어? 생각보다 괜찮은데?” 싶다가도 조금 지나면 반죽이 갑자기 뻑뻑해지는 경우가 있다. 반대로 물을 너무 많이 넣으면 통밀 특유의 거친 입자 때문에 반죽이 힘없이 퍼지는 느낌이 들 수도 있다.  그래서 통밀 50%에서는 밀가루가 물을 충분히 흡수할 시간을 주는 것이 꽤 중요하다.

 


나는 이번 반죽에서도 오토리즈를 충분히 해준 다음 믹싱을 진행했다.

 


처음부터 반죽을 강하게 치대서 해결하려고 하기보다는, 통밀이 물을 충분히 머금도록 기다려주고 이후 폴딩으로 반죽에 힘을 만들어주는 쪽이 훨씬 편했다. 통밀을 많이 넣은 반죽은 처음부터 매끈한 반죽이 나오지 않는다. 조금 거칠고 뻣뻣한 느낌이 있는데, 밀가루와 물을 섞은 후 잠시 쉬게 해주면 통밀 입자들이 물을 흡수하면서 반죽이 한결 부드러워진다. 그래서 나는 통밀 50% 사워도우를 만들 때 오토리즈를 꼭 해주는 편이다. 오토리즈 후에 믹싱을 하고, 이후에는 폴딩을 하면서 반죽의 힘을 만들어준다. 통밀이 50%나 들어갔다고 해서 무조건 오래 믹싱해야 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너무 강하게 믹싱하는 것보다는 반죽 상태를 보면서 적당히 믹싱하고 폴딩으로 보완하는 게 좋았다.

스트레치폴딩중인 반죽


## 멀티시드는 그냥 넣지 않고 미리 불려줬어요

이번 빵에서 또 하나 신경 쓴 부분이 바로 멀티시드 전처리다. 해바라기씨, 호박씨, 아마씨 등 여러 가지 씨앗을 반죽에 그대로 넣을 수도 있지만, 통밀 50% 반죽은 원래도 수분 관리가 중요하다. 씨앗까지 그대로 넣어버리면 씨앗이 반죽 속 수분을 추가로 흡수하면서 반죽이 예상보다 뻑뻑해질 수 있다. 그래서 이번에는 멀티시드를 먼저 불려서 사용했다. 방법은 아주 간단하다.

 


멀티시드와 뜨거운 물을 1:1 비율로 준비한다.

 


예를 들어 멀티시드가 50g이라면 뜨거운 물도 50g을 넣어준다. 뜨거운 물을 멀티시드에 부어 골고루 섞은 다음 그대로 식을 때까지 둔다. 처음에는 물이 꽤 많이 남아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씨앗이 물을 충분히 흡수한다. 
내 경우에는 완전히 식을 때까지 그대로 두었더니 남는 물 없이 씨앗이 물을 전부 머금은 상태가 됐다.
그래서 반죽할 때 따로 “불린 씨앗에서 남은 물을 빼야 하나?” 또는 “반죽 물에서 그만큼 빼야 하나?” 고민할 필요가 없었다. 그냥 완전히 식은 멀티시드 전체를 반죽에 넣어주면 된다. 이렇게 불려서 넣으니 씨앗이 반죽의 수분을 빼앗는 느낌도 덜하고, 구웠을 때 씨앗이 너무 딱딱하지 않아서 좋았다. 특히 아마씨처럼 물을 많이 흡수하는 씨앗이 들어간다면 이 방법을 추천하고 싶다.

 

멀티시드 불린 후 식힌 모습


## 통밀 50% 사워도우에서 주의할 점

 

통밀 50% 사워도우를 만들면서 내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건 “흰 밀가루 반죽과 똑같이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것이었다. 

 

 ① 물을 무조건 많이 넣는다고 좋은 건 아니에요

 

통밀은 물을 많이 먹지만, 그렇다고 처음부터 물을 과하게 넣으면 반죽이 힘없이 퍼질 수 있다. 처음에는 통밀이 수분을 충분히 흡수할 시간을 주고 반죽 상태를 확인하는 게 좋다.

 

② 믹싱보다는 폴딩을 활용하기

 


통밀 50%는 흰 밀가루 위주의 반죽처럼 쫀쫀한 글루텐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반죽을 무조건 오래 믹싱하기보다는 적당히 믹싱한 후 폴딩을 해주면서 반죽의 힘을 만들어주는 게 편했다.

 

 

 ③ 발효는 시간보다 반죽 상태를 보기

 


“1시간이면 1차 발효 끝!”처럼 시간을 딱 정해놓기보다는 반죽의 부피와 표면 상태를 함께 보는 게 좋다. 사워도우는 스타터의 상태와 반죽 온도에 따라서 발효 속도가 달라지기 때문에 같은 레시피라도 매번 시간이 똑같지는 않다. 특히 통밀 50%처럼 밀가루 구성이 달라진 반죽은 기존 레시피의 발효 시간을 그대로 적용하기보다는 반죽을 직접 보면서 판단하는 게 좋다.

 

 

 ④ 멀티시드는 미리 불려주기

 


이건 이번에 만들어보면서 특히 마음에 들었던 방법이다. 멀티시드와 뜨거운 물을 1:1로 섞어서 충분히 불려주고, 완전히 식힌 다음 반죽에 넣는다. 씨앗도 촉촉하고 반죽의 수분 밸런스도 훨씬 편하게 맞출 수 있었다.

 


## 호밀 대신 통밀로 바꿔보니

이번에 호밀을 통밀로 바꿔보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건 역시 맛의 차이였다. 호밀 특유의 진하고 시큼한 풍미가 부담스러웠던 나에게는 통밀 쪽이 훨씬 취향에 잘 맞았다. 통밀 50%라서 충분히 구수하고 고소하면서도, 호밀을 넣었을 때처럼 향이 강하게 치고 올라오지 않는다. 여기에 멀티시드까지 넣으니 씹을수록 씨앗의 고소함이 더해져서 식사빵으로 먹기에도 좋았다. 물론 통밀 50%는 흰 밀가루 100% 반죽보다 조금 더 까다롭다. 수분도 신경 써야 하고, 반죽의 글루텐도 다르게 느껴지고, 발효 상태도 조금 더 세심하게 봐야 한다. 그렇지만 통밀을 10~20% 정도만 넣은 빵에서 아쉬움을 느꼈다면 통밀 50%는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한 비율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나처럼 호밀 특유의 맛이 조금 부담스러웠다면, 호밀 대신 통밀을 사용해서 고소하고 담백한 방향의 사워도우를 만들어보는 것도 꽤 좋은 선택이다.

이번에는 통밀 50%에 멀티시드까지 넣었으니, 다음에는 이 반죽을 실제로 어떻게 만들었는지 통밀 50% 멀티시드 사워도우 레시피와 함께 오토리즈 시간, 믹싱, 폴딩, 1차 발효, 냉장발효 과정까지 자세히 기록해볼 예정이다.

 

앞으로도 도니다니맘의 우당탕탕 홈베이킹은 계속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