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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워도우를 구울 때마다 쿠프는 벌어지지 않고 크럼은 답답하게 조밀해지는 경험, 한 번쯤 있으실 거예요. 저도 최근 몇 번의 베이킹에서 같은 문제를 반복했고, 원인을 하나씩 짚어보니 생각보다 명확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엔 오븐에 넣기 직전까지 반죽을 들여다보면서 "이번엔 다르겠지" 하고 기대했는데, 스코어링 낸 자국이 시간이 지나도 전혀 벌어지지 않는 걸 보고 평소와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오븐안에서 부푸는 빵을 주방을 왔다갔다 거리며 계속 확인하는데 역시나 쿠프가 시원하게 열리지는 않더군요. (그래도 맛은 있었어요) 오늘의 실패노트 정리해보겠습니다.
쿠프가 안 벌어지는 이유, 차가운 반죽의 과한 장력
쿠프가 자연스럽게 벌어지려면 칼집을 낸 직후 오븐에 들어가기 전까지 그 틈이 아주 살짝 벌어져 있어야 합니다. 이 여유가 오븐 초반의 스프링으로 이어지면서 쿠프가 시원하게 열립니다. 평소 만들던 다른 사워도우는 칼집을 내고 오븐 예열을 기다리는 동안 스코어링 자국이 자연스럽게 벌어지는 게 보였는데, 이번 옥수수 사워도우는 그 짧은 시간 동안 정말 미동도 없었어요 냉장고에서 바로 꺼낸 반죽에 칼집을 내고 바로 오븐에 넣는 방식이었고, 이게 문제의 핵심이었습니다. 차가운 반죽은 온도가 낮을수록 글루텐 조직이 뻣뻣하게 굳어 있어서 표면장력이 오히려 평소보다 강하게 유지됩니다. 그래서 칼집을 낸 부분이 평소처럼 살짝 벌어지지 않고, 그은 모양 그대로 딱딱하게 유지된 채로 오븐에 들어가게 됩니다. 오븐 안에서도 반죽 내부 온도가 서서히 올라올 때까지 스프링이 지연되기 때문에, 정작 반죽이 부풀어야 할 초반 골든타임을 놓치고 쿠프가 열릴 기회를 잃게 됩니다.
크럼이 조밀한 진짜 원인, 1차 발효 부족
쿠프 문제와 별개로 크럼 자체가 조밀했던 건 1차 발효(벌크 발효)가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발효가 덜 된 반죽은 이스트와 유산균이 만들어내는 이산화탄소 기포가 충분히 자라지 못한 채로 정형과 굽기 단계로 넘어갑니다. 그러면 오븐 스프링이 일어날 때 반죽 내부에 이미 만들어져 있어야 할 기공 구조가 부족해서, 부풀기는 해도 크럼이 촘촘하고 무거운 식감으로 남습니다. 단면을 잘라봤을 때 기공이 자잘하게라도 고르게 퍼져 있어야 하는데, 이번엔 아랫부분은 아예 기공이 거의 없고 표면 부분에만 약간의 큰 기공이 있어서 발효가 고르게 안 된 걸 눈으로도 바로 확인할 수 있었어요. 냉장 발효 시간을 평소와 똑같이 맞췄던 게 오히려 방심의 원인이었던 것 같습니다. 특히 옥수수가 들어가면 반죽 자체의 수분 흡수율과 발효 속도가 일반 밀가루 반죽과 다르기 때문에, 평소 시간과 똑같이 하여 벌크발효를 완료하면 실제로는 부족한 채로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쉽습니다. 언제나 시간보다는 반죽의 늘어지는 상태를 보고 판단하여야 합니다.
다음 베이킹에서 보완할 세 가지
앞으로는 세 가지를 바꿔볼 계획입니다. 첫째, 냉장고에서 꺼낸 반죽을 바로 칼집 내지 않고 실온에 잠깐 두어 표면 온도를 살짝 올린 뒤 스코어링하겠습니다. 둘째, 그래도 반죽이 찬 상태라면 칼집을 평소보다 깊고 과감하게 넣어서, 굳어 있는 표면장력을 칼날 힘으로 확실히 끊어주겠습니다. 셋째, 발효 완료 시점을 시간이 아니라 반죽 부피 증가율과 표면 기포 상태로 판단해서, 옥수수 배합 특유의 느린 발효 속도에 맞춰 벌크 발효 시간을 여유 있게 늘리겠습니다. 사실 이번 실패 전까지는 시간표에 맞춰 기계적으로 반죽을 다뤘던 게 문제였다는 걸 뒤늦게 깨달았어요. 반죽 하고 30분 후 폴딩 4번 반복후 가성형 하고 본성형 그리고 냉장고로 넣었거든요. 다음 베이킹에서는 시계보다 반죽 상태를 더 믿어보려고 합니다. 다음 주말에 같은 배합으로 한 번 더 구워볼 예정이라, 이번엔 반죽 온도부터 신경 써서 기록해두고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후기로 이어서 남겨볼게요 이 세 가지를 조합하면 옥수수 사워도우 특유의 풍미는 살리면서도 쿠프와 크럼 완성도를 함께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그럼에도 초당옥수수에서 오는 약간의 달큰함이 정말 맛있는 빵이었어요. 앞으로도 도니다니네 우당탕탕 홈베이킹은 계속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