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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터도 죄책감 없이 먹을 수 있는 디저트를 만들어 봤어요. 다이어터 이전에 빵순이로써 그래도 밀가루랑 설탕이 들어가야 디저트의 찐맛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이전에도 몇번 다이어터를 위한 또는 건강을 위해 밀가루 없이 아몬드가루와 압착귀리로 쿠키나 스콘 만들어 봤는데 저희집 가족들 손도 안대지 뭐에요. 😂
역시 디저트는 디저트 답게 맛있게 만들어 먹자. 라고 생각했는데 얼마전 만든 쑥파운드 케이크에서 알룰로스가 훌륭하게 설탕의 일부를 대체한 것을 보고 조금 더 과감하게(?) 혈당 스파이크 방지 디저트를 만들어 보았어요.
이번에 만든 건 밀가루와 설탕을 전혀 넣지 않고 아몬드가루와 알룰로스를 이용한 초코머핀이에요.
모양도 제법 머핀답게 나왔고, 잘라보니 속도 퍽퍽하게 부서지는 느낌보다는 부드럽고 촉촉했어요. 무엇보다 먹었을 때 ‘이게 밀가루가 안 들어갔다고?’ 싶은 정도로 머핀에 가까운 식감이 나왔어요.
일부러 아무말 안하고 남편에게 먹여봤는데 맛있다고 잘 먹더라고요. 😚
맛도 맛이지만 밀가루 없이 어떻게 머핀이나 케이크 같은 식감이 나올 수 있을까 만들기 전부터 궁금했는데
짜잔 성공했지요!

아몬드가루만으로도 부드러운 식감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
아몬드가루는 밀가루와 성질이 꽤 달라요.
밀가루에는 글루텐을 만드는 단백질이 있어서 반죽에 구조를 만들어주지만, 아몬드가루에는 글루텐이 없어요.
그래서 일반적인 밀가루 머핀처럼 탄력 있고 폭신한 구조를 기대하기는 어렵죠.
그런데 아몬드가루에는 대신 지방이 풍부하다는 특징이 있어요.
아몬드 자체에 들어 있는 지방 덕분에 구웠을 때 식감이 퍽퍽해지는 것을 어느 정도 막아주고, 특유의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질감을 만들어줘요.
그래서 아몬드가루 베이킹은 잘 만들면 촉촉하고 묵직하면서 부드러운 식감이 나올 수 있어요.
이번 초코머핀도 바로 이 부분이 꽤 크게 작용한 것 같아요.
밀가루가 만들어주는 폭신한 구조 대신 아몬드가루의 지방감과 다른 재료들이 만들어주는 구조가 합쳐지면서, 일반 머핀과는 조금 다르지만 충분히 ‘머핀스럽다’고 느껴지는 식감이 만들어졌어요.

진한 초코맛의 비결은 카카오매스
그리고 이번 초코머핀에서 제가 생각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포인트가 있어요.
바로 100% 카카오매스예요.
이번에는 카카오가루만 넣은 게 아니라 카카오매스를 녹여서 반죽에 넣었어요.
카카오매스는 카카오콩을 갈아 만든 것으로 카카오 고형분과 카카오버터가 함께 들어 있는 재료예요. 그래서 단순히 카카오 향만 더하는 것과는 조금 달라요.
카카오매스를 넣으면 초콜릿 특유의 진하고 묵직한 풍미가 훨씬 잘 살아나요.
여기서 카카오 매스와 다크 초콜릿 커버춰와 밀크 초콜릿 커버춰를 비교해 볼게요.
| 카카오매스 100% | 다크 초콜릿 커버춰 | 밀크 초콜릿 커버춰 | |
| 기본 구성 | 카카오 고형분 + 카카오버터 | 카카오매스 + 설탕 + 카카오버터 등 | 카카오매스 + 설탕 + 카카오버터 + 분유/우유 성분 |
| 단맛 | 없음 | 제품에 따라 중간~높음 | 높음 |
| 초콜릿 맛 | 매우 진하고 쌉싸름함 | 진하고 풍부함 | 부드럽고 달콤함 |
| 카카오 풍미 | ⭐⭐⭐⭐⭐ | ⭐⭐⭐⭐ | ⭐⭐⭐ |
| 쌉싸름함 | 매우 강함 | 강함 | 약함 |
| 우유 풍미 | 없음 | 없음~약간 | 뚜렷함 |
| 지방감 | 있음 | 있음 | 있음 |
| 베이킹에서 역할 | 진한 카카오 풍미·초콜릿 색 | 초콜릿 풍미 + 단맛 + 부드러운 질감 | 달콤하고 부드러운 초콜릿 풍미 |
| 주로 어울리는 베이킹 | 진한 초코 케이크, 브라우니, 초코머핀 | 브라우니, 쿠키, 케이크, 가나슈 | 쿠키, 머핀, 케이크, 초코칩 디저트 |
특히 노설탕 노슈가 베이킹을 원하시는 분들은 100% 카카오매스를 이용해보시면 좋아요. 설탕이 하나도 안들어간 초콜릿 그 자체여서 초콜릿의 풍미와 묵직함은 더하되 당함유량을 높이지 않을 수 있어요. 심지어 가격도 커버춰초콜릿보다 저렴하답니다. 😉
제가 이번에 밀가루도, 설탕도 넣지 않았는데 초코머핀이 생각보다 맛있었던 이유 중 하나도 바로 이 부분이라고 생각해요.
아몬드가루 자체가 고소하고 부드러운 맛을 가지고 있는데, 여기에 녹인 카카오매스가 들어가면서 진한 초콜릿 풍미와 카카오의 깊은 맛이 더해졌어요.
특히 설탕을 사용하지 않은 베이킹에서는 알룰로스만으로는 묵직한 맛이 부족할 수 있는데 단맛으로 맛을 채우는 대신 카카오의 진한 향과 풍미가 충분히 느껴지니까 ‘설탕을 뺀 디저트’라는 아쉬움이 덜했어요.
그리고 카카오매스에는 카카오버터도 함께 들어 있기 때문에 아몬드가루가 가진 지방감과 어우러져 머핀의 촉촉하고 부드러운 질감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됐다고 볼 수 있어요.

머핀 같은 식감을 만든 건 ‘한 가지 재료’가 아니었다
밀가루가 없으니 글루텐으로 구조를 만드는 방식은 사용할 수 없었고, 설탕이 없으니 설탕이 해주던 역할도 줄어들었어요.
그 대신 아몬드가루의 지방감, 달걀 단백질이 만들어주는 구조, 베이킹파우더 같은 팽창제, 그리고 초코 재료의 풍미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준 것에 가까워요.
특히 머핀은 식빵처럼 글루텐 구조가 중요한 빵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결과를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물론 일반 밀가루 머핀과 완전히 똑같지는 않아요.
밀가루 머핀 특유의 가볍고 폭신한 느낌보다는 조금 더 촉촉하고 고소하면서 부드러운 쪽에 가까워요. 하지만 제가 기대했던 ‘다이어트용 대체 디저트’라는 기준으로 보면 꽤 만족스러웠어요.

역시 밀가루가 근본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 저는 전에 아무의 선택도 받지 못한 아몬드가루와 오트밀로 쿠키를 만들고 나서 이런 생각을 했어요.
‘역시 밀가루가 근본이지.’
밀가루 없이 만든다고 해서 무조건 맛있고 건강한 디저트가 되는 건 아니더라고요. 재료를 바꾼 만큼 맛과 식감도 달라지고, 잘못하면 그냥 ‘밀가루가 빠진 무언가’가 되어버리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번 초코머핀은 생각보다 괜찮읂거 있죠?
밀가루도 없고 설탕도 없는데 겉모습도 제법 그럴듯하고, 속은 촉촉하면서 부드러웠어요. 무엇보다 먹으면서 ‘다이어트 중이니까 참고 먹어야지’라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초코머핀을 먹는 기분이 들었다는 게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혈당높이는거 하나 없이 만족스러운 달콤함과 찐한 초코맛 🤎
남은거 얼려서 먹고싶을 때마다 하나씩 꺼내먹을거에요 😆😆😆
저처럼 혈당은 높이지 않고 빵의 맛과 퀄리티까지 포기하고 싶지는 않은 사람이라면 한번 만들어보세요. (다만 칼로리는 낮지 않을거에요 ㅎㅎㅎㅎ)
다만 아몬드가루와 알룰로스는 밀가루와 설탕의 완벽한 1:1 대체재라고 생각하면 안 돼요.
같은 재료라도 배합이나 수분량, 굽는 온도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고, 특히 알룰로스는 설탕보다 갈변이 빠르게 나타날 수 있어서 굽는 과정에서 색만 보고 익었다고 판단하면 안 돼요.
이번 초코머핀처럼 재료의 특성을 이해하고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배합을 찾는 게 훨씬 중요하더라고요.
저도 이번 결과를 보고 ‘밀가루 없는 베이킹은 맛없다’는 생각에서 조금 벗어났어요.
물론 여전히 맛있는 빵에는 밀가루가 최고라고 생각하지만요.
앞으로도 도니다니맘의 우당탕탕 홈베이킹은 계속됩니다 :)
